밈주식이 언제 폭락하는지 맞추기 너무 쉽더라

밈주식을 하는 사람들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무슨 국내 제약회사였던 거 같습니다.

여느 때처럼 출근하여 생산 라인을 살피고 있는데.. 생산직 직원 한 분이 그 제약회사 주식을 매수했는지 그래프 분석(그게 분석이 되는 건가 의문) 삼매경에 빠져있더군요. '근무시간에 주식을?'은 제쳐두고 가서 물어보니 호재가 어떻고 뉴스가 어떻고.. 귓등으로 흘리고 다른 팀에 업무차 들렸는데 젊은 사원 한 분이 그 제약회사 주식을 무려 한주 매수 해놓고 마찬가지로 호가 창을 보며 키득 걸렸다가 아C 걸렸다가..

'오늘 근무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하구먼'

'무슨 신약이라도 개발된 거냐고'

잡생각은 접고 팀에 복귀했는데, 저희 팀에 주식 단타에 일생과 연봉을 받치신 주임님께서도 그 제약회사 주식을 샀다가 팔았다가 사팔사팔

내가 매수한 종목이 크게 상승할거란 기대를 가지고 화성처럼 보이는 곳으로 점프하는 남성 투자자 그림

밈주식이 언제 폭락하냐고요? 다들 아시잖아요

사팔사팔에 더하여 동료들에게 그 제약회사 홍보까지 핏대를 세우시고 있는 주임님께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죠

"주임님 제가 공장 라인 잠깐 지나오는 10여 분 동안 장 열리자마자 그 제약회사 매수한 직원 3명이나 봤는데요. 제가 볼 땐 우리 직원들 제약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인데, 그 잠깐 사이 매수한 개미를 3명이나 봤으니, 곧 폭락할 거 같습니다."

주임님 왈 "팀장이 그렇게만 단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식으로 돈을 못버는 것이야. 벌써 3일장 동안 80% 넘게 대상승 한게 보이지 않는가?"

'아니 이미 그렇게 폭등한 가격에서 사팔사팔을 하고 추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매일 온종일 회사 업무(제약이랑 1도 상관없는)와 생산 라인에 붙들려 있는 사람들이 무슨 수로 제약이라는 리스크가 큰 종목의 타점을 잡을 수 있을까요? 거짓말처럼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후 며칠이 지나 그 주식은 크게 폭락하더군요. 제가 무슨 대단한 안목이 있거나 재주가 있는 걸까요?

어느 날 다른 회사 주주총회 관련 홍보물이 우리 회사로 날아들었다

회의차 부서 사무실로 향하는데 저희 부서 사무실 앞에는 우편실이 있습니다. 아니 그런데 우편실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총 관련 우편물이 진짜 거짓말 안치고 한 박스 정도 쌓여 있더라고요.

회의중에 "두산에너빌리티랑 하등 상관도 없는 우리 회사에 저렇게 우편물이 잔뜩 오는 거 보니 제가 볼 땐 곧 폭락할 거 같습니다"라고 흘려서 말했는데.. 나중에 보니 또 거짓말처럼 지하를 뚫고 내핵으로 향하더라고요.

개미 투자자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개미들이랑은 달라야지요

소문난 제약주를 매수하고, 다른 회사 주식에 더 관심이 많은 저희 회사 직원들이 한심하고 바보 같은가요? 그런데도 반복되는 개미들의 습성은 왜 때문일까요? 여러분은 다르시겠죠? 달라야만 합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더라' 우리 옛말들은 왜 틀린 말이 없을까요? 물론 밈주식 저점 잘 잡아서 간혹 크게 수익을 보는 분도 계시긴 하죠. 그런데 월급쟁이 입장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수량을 매수할 수 있을까요? 수량이 적으면 아무리 폭등 가능성이 높은 밈주식의 저점을 잡더라도 월급쟁이 인생을 바꿀만한 수익이 되지 않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이해는 됩니다. 큰 이슈, 대 상승의 기록이 있기 때문에 밈주식이 되었을테고, FOMO 증후군에 지금이라도 빨리 들어가면 혹시 나도 화성 갈끄니까~ 이런 느낌적 느낌 매수법이요.

리스크를 줄이며 투자라는 항해의 배를 타고 가는 남자 일러스트

BUT 지수에 매달 정해진 금액만큼 5년째 투자하고 있는 제 투자법은 매우 지루하지만, 어느덧 자산이라고 불릴 만큼 수량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상승장에도 수량이 받혀줘야 자산이 된다는 점 한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가장 쉬운 매매법을 못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밈주식 저점 매수, 고점 매도를 하시려는 거는 글쎄요. 공감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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